KSF의 과거, 현재, 미래
2009.07.08 17:56
사실 이런 무거운 글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도 꼭 알아두셨으면 하는 것도 있고 해서 글을 씁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게 주제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곱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굽신굽신)
자, 제목이 KSF의 과거, 현재, 미래라고 쓴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최근 제가 여러 KSF 자료들을 다운받아보면서 느낀 점이 몇가지 있어서 이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글의 내용은 단순히 KSF에 대한 이야기만 할 것이고, KSF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없습니다. (무엇보다 흑역사가 많고 관심도 없으므로 빼겠습니다.)
1. 과거
과거는 어땠을까, 먼 옛날로 돌아간다면 KSF는 그냥 펌프 에뮬레이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한창 인기몰이 중이었던 펌프 곡들을 집에서, 컴퓨터로, 힘든 발대신 손가락으로, 공짜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저곳으로 손펌프로 알려지면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KSF는 펌프곡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어느기간이 지난 뒤에는 '펌프에 나왔으면 좋겠다싶은 곡을 내가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발상에서 자작 KSF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다이렉트 무브 (이하 다무)가 나오면서 (아니면 그전부터) KSF는 펌프 에뮬레이터가 아닌 하나의 리듬게임이다. 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발로 밟기 위한 스텝이 아닌 손으로 치기 위한 스텝의 KSF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할만하다라는 생각이, 또 그런 작품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어렵게, 더어렵게 라는 유행아닌 유행이 번지면서 깰수있으면 깨봐라는 식의 곡들이 대거 출현하고 과거 주를 이루던 소위 할만하다는 곡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로인해서 기존에 여러 사람들이 이거뭐...라면서 관두고, 소수의 매니아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까지가 간단한 KSF의 과거입니다. 별거 없죠? 왜 과거 이야기를 하냐면, 과거에 KSF들은 전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때로는 매니아가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이었습니다. 2~3년전까지만 해도 라이트 유저도 꽤 되었습니다. 자, 다음이야기는 현재로 넘어가서 계속하죠.
2. 현재
현재는 어떤가. 방금도 언급했다시피 2~3년전에는 라이트유저라는 유저층도 있었습니다만, 사실 그때도 매니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KSF에 손을대다가 접고, 2006년도에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FOR에서 OOO님의 작품을 다운받아서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첫느낌은 이거 쓰레기잖아! 이딴걸 만들어놓고 사람들은 좋다고 다운받고 이게 뭐지... 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초보가 접하기에 어려운 곡인건 사실이었지만, 그 때의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처음 시작, 혹은 과거 향수에 이끌려 다시 시작하려고 접할텐데 그 때마다 그런 곡을 접하게 되면 난감하겠죠.
쉬운 곡을 하면 되잖느냐하는 분들이 계실거 같은데, 당장에 DNRCC자료실에 가서 쉬운곡 한번 찾아 보시겠습니까? (제 G.O.A Normal은 제외하겠습니다.) 뭐, 자료가 적은 것도 한가지 이유이겠지만, 사실상 자료가 쌓인대도 고레벨 곡이 대다수일 것은 뻔합니다.
FOR도 마찬가지였습니다. FOR는 카테고리가 레벨로 분류되어있었는데 저레벨로 갈 수록 자료가 적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현재는 매니아화가 극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누구하나 쉬운곡을 만드는 사람 없습니다.
물론 저 또한 쉬운곡을 잘 안만드는 편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경우는 왠만하면 Normal스텝을 넣어줍니다. 하지만 대부분 제작자분들께서는 Crazy(대표적인 이름으로 하겠습니다.)하나만 포함 시킵니다. 누구보고 치라구요. 과거에 유카진님이나 불포화님같은 분들만 해라는 겁니까?
현재 상태까지 온 가장 큰 요인은 제작자분들에게 있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 - 어려운 곡을 만들어야 주목받는다
2 - 쉬운 곡은 아무도 안한다
3 - 어차피 매니아화 되었는데 상관없지 않냐
4 - 이 노래는 이렇게 밖에 만들 수 없다
이 중에 해당하는게 있겠죠? 없다면... 뭐 할말없습니다. 1,2번은 비슷한 의미입니다. 안좋게 말하면 튀고 싶어서 난리를 치는 겁니다. 물론 자기 곡이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면 좋죠. 그러나 "고난이도곡 = 인기곡 or 재미있는 곡"이라는 공식은 절대 없습니다. 1,2번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겁니다.
3번은 무책임한 경우입니다. 4번은 핑계형입니다. 솔직히 드럼비트로만 찍어도 쉬운 스텝 하나가 완성됩니다. 재미없다구요? 저난이도곡은 재미가 아니라 초보를 위한 배려입니다.
리듬게임들의 공통적인 현상인 매니아화입니다. 전작에서 이게 보스곡이었는데 이걸 깬 사람이 생겼으니 다음 작에서는 더 어렵게!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제작을 한 결과죠. 하지만 상용중인 게임들에 경우에는 과거 곡을 그대로 두거나, 혹은 고난이도 곡의 추가비율이 크지 않습니다. 물론 초보자를 위한 곡들이나 스텝(노트)들도 탄탄히 준비해 두죠.
다무같은 경우에는 시리즈라는 것이 없습니다. 에디션같은 경우는 비슷하게 볼 수도 있으나, 동일곡을 수록하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그러니 다른 의미로 두겠습니다. 다무는 곡을 다운받아 추가시키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공급되는 곡들이 다 어렵게 되면 곡이 쌓이면 쌓일 수록 저레벨 의 곡은 비율이 줄어 들죠. (간단히 말해서 처음에 고난이도 10개, 저난이도 10개이면 50%가 되지만 곡들이 추가되어 고난이도가 90개가 되어버리면 10%가 되어버리는것...) 여기서 공급을 하는 분들이 누굽니까. 바로 제작자분들입니다. 제작자분들은 한번쯤 생각해보셔야 할 겁니다. 저도 반성하고 있으니...
3. 미래
드디어 미래이야기입니다. 매니아화가 진행될대로 된 현재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노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난이도 곡을 만들던지, 아니면 최소한 고난이도 곡에 저난이도 스텝하나쯤은 추가 시키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FOR도 그랬고, DNRCC도 그렇고 곡을 다운받아 보면 스텝이 달랑 Crazy하나 또는 더있어도 Mad... 이런식입니다. 앞으로는 좀더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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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로이제님께서 첫작품을 내셨죠. 상당한 난이도에 첫작치고는 엄청난 변속이 들어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감탄도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첫작부터 그런 고난이도 곡이라...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볼때는 그런 환경을 제공한 현재 KSF계에 문제가 있지않나 생각됩니다. 처음부터 보고 배운 것이 어려운 곡들이었으니까말이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로이제님의 원래 의도와는 다를겁니다.)
이제 시작단계인 DNRCC인만큼 여기만이라도 그런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일 뿐입니다.
어려운 곡, 변속이 많이 들어간 곡이 좋은 작품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이란 재미있게 칠 수 있는 곡, 곡 분위기를 잘 살린 곡, 적절하고 절묘한 변속이 들어간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상 이노바였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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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夜
2009.07.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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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com
2009.07.08 19:28
저도 워낙에 매니악한 선곡으로 먹고 살았지만 그렇다쳐도 스텝 난도 문제는 고려해봐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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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S
2009.07.08 19:35
저도 음 라이트KSF는 몇 개 없구 대부분은 중수에서 고수사이 저는 어려운 부분만 공개해서 그렇지 ㅋ
낮은건 난이도가 적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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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aS유저
2009.07.09 13:10
사실 저도 난이도 낮은 KSF소장이 극소수...
저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매니아층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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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이
2009.07.09 15:42
저 같은 경우는 그냥 제가 칠만한(혹은 제가 90% 안뜰만하)게 만들다 보니까 흐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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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글.
사실상 1,2번이 KSF메이커들중 아직 초보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가지기 쉬운 선입견이지요 ;
무조건 어려워야 한다. 치지도 못할만큼 만들어야 사람들이 재밌게 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그런 게 없지요 ; 단지 자신의 수준에 맞게끔 재밌게 칠 수 있는 스텝을 원할 뿐...
알아보기도 힘든 변속, 딜레이비트를 넣거나, 2스텝, 3스텝의 복합노트가 난무하는 경향은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첫곡으로 난이도 24~25(FOR기준)의 준준추월을 낸 제가 사실 이런 말할 자격은 없지만...;
아무튼 좋은 글 읽었습니다. 부디 이 글이 DNrcc에 계신분들께 조금이라도 마음에 와닿았으면 하네요.
저도 노력하겠습니다.